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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백수찬의 책 리뷰

마왕 신해철의 추천 책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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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왕 신해철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이따금씩 보곤 한다. 그 분의 말들은 뭔가 예리하고 내게 꽂히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목소리도 묵직하여 신뢰감을 준다. 실제로 본 적도 없고 그의 음악을 많이 듣진 못했지만 유튜브 속 동영상만 봐도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영상을 보던 중 KBS1에서 하던 프로그램이 있는데 '낭독의 발견'이다. 그 채널에서 신해철이 나와 이 버트런드 러셀이 지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에 대해 얘기하는데 첫 영상 머리에서 말한다. 

 

"제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끼친 책을 셋도 말고 하나만 꼽으라고 했을 때 저는 이 책을 꼽겠다." 라고.

 

신해철에게 이 책을 빌려준 고모부는 독실한 신자라고 한다. 독실한 신자도 이 책을 가지고 읽을 수 있다고한다. 그리고 신해철은 이 책을 종교가 없으신 분들이 아닌 오히려 종교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더 보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기독교적인 회의감을 불러일으키려고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라고 영상에서 말한다.

 

영상의 중간에 채널 이름이 '낭독의 발견'인만큼 신해철이 이 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구절, 단락을 낭독하는 부분이 있다. 목소리가 진짜 굵직굵직하고 멋지다.

 

 "종교의 기반은 두려움이다.

종교의 1차적이고도 주요한 기반은 두려움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앞서 말한것처럼 여러분이 온갖 곤경이나 반목에 처했을 때 여러분 편이 되어줄 큰 형님이 있다고 느끼고 싶은 갈망이기도 하다.

 

 두려움은 그 모든 것의 기초다.

신비한 것에 대한 두려움, 패배에 대한 두려움, 죽음의 두려움, ... 두려움은 잔인함의 어버이다.

이 세계를 사는 우리는 과학의 도움으로 이제야 사물을 좀 이해했고, 어느정도 정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과학이 기독교와 교회에 맞서 또한 모든 낡은 교훈에 맞서 한걸음 한걸음씩 어렵사리 전진해 온 덕분이다.

과학은 우리를 가르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바로 우리의 마음도 우리를 가르칠 수 있다고 본다. 

 

이제는 더이상 가상의 후원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말고, 하늘에 있는 후원자를 만들어내지 말고, 여기 땅에서 우리 자신의 힘에 의지해 이 세상을, 지난 날 오랜 세월 교회가 만들어 놓은 그런 곳이 아니라 우리가 살기 적합한 곳으로 만들자고 말이다. "

 

 

 

 "우리는 우리 자신의 발로 서서 공명정대하게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다.

세상의 선한 구석, 악한 구석, 아름다운 것들과 추한 것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되, 두려워하지는 말자.

세상에서 오는 공포감에 비굴하게 굴복하고 말 것이 아니라 지성으로 세상을 정복하자.

 

교회 사람들이 스스로를 비하하며, 끔찍한 죄인이니 뭐니 떠들어대는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자존심을 가진 사람들이 저럴 수 있을까 하는 경멸감마저 든다.

 

우리는 굳건히 서서 이 세계를 진솔하게 직시해야 한다.

있는 힘을 다해 세상을 최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비록 바라던 만큼 되지 않을지라도, 적어도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세상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좋은 세상을 위해서는 지식과 온정과 용기가 필요하다. 죽어버린 과거만 돌아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이 필요하다. 그러면 우리의 지성이 창조할 미래가 죽은 과거를 훨씬 능가하게 될 것임을 우리는 믿는다. "

 

영상에서 듣기에도 꽤나 주제가 강한 내용이고 실제로 신해철도 말한다. 굉장히 쎄죠? 라고. 

 


이 책의 저자는 버트런드 러셀(B.Russel, 1872~1970)이다.

이 분은 40여권에 이르는 수많은 저작을 남긴 철학자이고 노벨 문학상을 받은 문필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스로를 무정부주의자, 좌파, 회의적 무신론자로 불렀던 러셀은 노년으로 갈수록 '정치적' 인물이 되었다. 그의 평화운동은 수소폭탄실험 반대운동, 핵무장 반대운동으로 이어졌고 쿠바위기와 중국 인도 국경문제에도 적극 개입하였다.

 

목차를 봐도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다.

 

1.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2. 종교는 문명에 공헌하였는가

3. 나는 이렇게 믿는다

4. 인간은 죽은 뒤에도 존재하는가

5. 마담, 그럴까요? 아니, 그렇지 않아요

6. 가톨릭과 신교의 회의론자들에 대하여

7. 중세의 생활

8. 토마스 페인의 운명

9. 고상한 사람들 

10. 새로운 세대

11. 우리의 성 윤리

12. 자유와 대학

13. 하나님은 존재하는가

14. 종교는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15. 종교와 도덕

 


다소 내가 읽기에는 수준이 너무 높아 어려운 부분이 많았으나

책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마왕 신해철과 같다. 있는 힘을 다해 세상을 최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 비록 바라던 만큼 안될지라도 적어도 내가 한 부분에서는 빛이나고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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